돌다리를 두드리듯 원인을 찾아 나서는 사람 정은주 환경의학클리닉 교수

환경의학클리닉의 진료는 돌다리를 하나하나 두드려 가며 길을 건너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증상이나 불편감, 주변 환경을 면밀히 파악한 후 치료와 검사를 반복하며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은주 교수가 환경의학클리닉을 처음 찾는 환자들에게 “저희 클리닉은 초진시간이 긴 편입니다”라는 말을 꼭 건네는 이유다. 이 과정에 대해 정은주 교수는 “의학은 과학이지만 환경의학은 인문학 혹은 사회학과 많이 닮아 있어요”라고 정리한다. 실제로 미세먼지나 대기오염 물질, 산업재해, 직무스트레스 등 환경의학에서 다루는 질환의 폭은 넓디넓고, 사회현상과 맞닿아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 선택했냐고 묻자, 정은주 교수는 그저 “큰 포부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질병의 원인을 다방면에서 파악하고 치료는 물론 예방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후원인과 최상의 진료를 잇는 다리 서울대학교병원 발전후원회 사무국

발전후원회 사무국 이의경∙강인혜∙이수연 선생과 태지연 수간호사는 잔뜩 긴장한 채 인터뷰 현장에 나타났다. 후원 상담을 하거나 후원인들을 만나는 일을 주로 하는 탓에 스스로가 드러날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자 맡은 후원사업과 그 의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이 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저소득층환자 지원부터 환자 편의를 위한 시설 리모델링 그리고 더 나은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 등 최상의 치료를 위한 길에 이바지한다는 긍지 덕분이다. 이들은 특히 후원인에 대한 감사와 함께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과 교직원의 헌신과 열정을 강조했다. 가진 것을 기꺼이 내주신 후원인들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 서울대학교병원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가는 대로 노성단 후원인

노성단 후원인은 기부하며 팔순을 기념했다. “팔순 기념 여행이라도 가시라”며 자녀들이 모아준 축하금에 조금 더 보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후원한 것이다. 자녀들이 섭섭하지 않겠냐고 묻자 “점심 한 끼 같이 한 걸로 충분하죠, 축하금은 제 것이니 제 마음대로 써도 되잖아요”라며 웃었다. 노성단 후원인은 평생을 이렇게 살았다. 비싼 옷이나 가방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먼저 눈길이 갔고 집안을 꾸미거나 치장하는 일보다는 봉사에 더 마음이 갔다. 주변에서는 대단하다고 말하지만 스스로는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일”이라고 할 뿐이다. 어머니에게 보고 배웠고 막내딸을 보며 각성하는 덕분인가 싶을 찰나, 노성단 후원인은 “쇼핑 같은 걸 싫어하지는 않아요. 이 옷 봐, 시장에서 만 원 주고 산 건데 괜찮죠?”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