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부터 류마티양 관절염과
염증성 대장질환까지 아우르는
리지스틴-CAP1 연구

‘염 증인자 리지스틴에 의한 인간 당뇨병 발생 기전’ 최초 규명

김효수 교수 연구팀(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양한모 교수, 김준오 연구교수)

리지스틴은 생쥐에서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저항성을 야기시키는 물질입니다. 반면 인간에서는 백혈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 카인으로서,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당뇨병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에 저희 연구팀에서는 생쥐와 인간에서 리지스틴 체계를 비교 및 분석하면서 가설을 제기하고 다각도로 증명 했습니다. 인간처럼 큰 개체에서는 말초혈액을 순환하는 특정 단핵구가 리지스틴을 함유한 채로 혈행을 따라 흐르다가 목표 장기인 간·근육에 침투해 고농도 리지스틴을 분비함으로써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밝혀낸 것 입니다.

특히 단핵구가 어떻게 비만 지방조직과 간·근육에 침윤할 수 있는가를 규명했습니다. 과식을 하면 마리화나 성분인 체내 카나비노이드가 장기들에 쌓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혈중 단핵구 중 20%는 특이하게도 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발현하면서 이들 장기를 찾아갈 수 있고 리지스틴을 분비하 는 능력도 있습니다. 우리 혈중에 카나비노이드 수용체와 리지스틴 분비능력을 갖춘 단핵구가 과식에 따른 성인병 발생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 을 최초로 밝힌 셈이지요. 동시에 리지스틴이 간·근육 세포들의 표면에 있는 CAP1이라는 수용체와 결합한 후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하는 신호를 만들어낸다는 것도 최초로 증명했습니다.

요약하면 ① 지속적으로 과식하면 체내 각 장기에 카나비노이드 성분이 쌓이고 ② 이를 감지하는 단핵구가 침윤해 리지스틴을 분비하면 ③ 간·근육 세포 표면의 CAP1 수용체를 통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하는 신호가 생기면서 ④ 세포 기능이 부실해지면 인슐린이 듣지 않게 되어 혈당이 상승하고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미 2011년 저희 연구단은 리지스틴이 죽상경화증의 원인 물질이라는 것을 최초로 발표했습니다. 순환기내과에서 주로 다루는 협심증·심근경색증·심부전·뇌경색증은 혈관에 기름과 혈전이 침착되는 죽상경화증에 기반한 질환이기에 그 치료제를 구상한 것이지요.

그러나 당시에는 리지스틴의 수용체가 미지 상태였습니다. 모험을 했습니다. 3년간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인간 리지스틴 수용체인 CAP1을 클로닝해 2014년 세계학계에 발표했습니다. 리지스틴-CAP1 작용에 관한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리지스틴-CAP1 차단제 개발에 돌입했고요. 단백질 구조를 규명한 것을 기반으로 10년에 걸쳐 차단 펩타이드와 항체를 개발해 현재는 완성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실제로 과식 당뇨병 모델에서 이 치료제를 시험해 본 결과, 차단 펩타이드가 리지스틴에 의한간·근육세포의 미토콘드리아 파괴와 이로 인한 당뇨병 발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인간의 리지스틴이 단핵구에서만 발현 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인간화 생쥐로 실험한 만큼 환자에 적용할 근거도 확보했습니다.

현재는 리지스틴-CAP1 차단 항체와 펩타이드를 상용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 타겟은 관절염과 염증성 대장질환 치료입니다. 동물실험에서 죽상경화증이나 지방간염에 대한 치료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향후 이 질환들에 대해서도 임상연구를 수행하여 적응증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이렇듯 저희 연구단은 15년 동안 리지스틴-CAP1 연구에 매진해왔습니다. 크고 작은 성과도 쌓으며 기초연구가 질병치료로 연결된다는 것을 증명해 왔습니다. 이런 노력과 성과가 기초연구에 힘쓰는 후학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이언스 자매지 『RESEARCH』 최신판 게재(IF 19.7)
관련 논문
『Metabolism』 2023년 1월(IF=13.9)
『Cell metabolism』 2014년 6월(IF=21.5)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2011년 1월(IF=20.589)
예방적 의료 서비스의 새 길

고관절 재골절 위험 예측하는
CT 기반 딥러닝 모델 개발

김영곤 교수 연구팀(융합의학과 김영곤 교수, 영상의학과 김이삭 연구원,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공성혜 교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환자에게 재골절이 일어날 확률은 약 2~11%이며 평균 2~4.3년 사이 발생한다고 밝혀졌습니다. 고관절 골절을 겪은 환자들이 재골절 발생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이유입니다. 더구나 고령인 경우에는 골절이 거동 장애와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에 위험도 예측과 환자 모니터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재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는 골다공증 약물 치료를 하고 낙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초기 재활 등 조기 개입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단기간 내 재골절 위험을 예측하는 모델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저희 팀에서 연구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단핵구가 어떻게 비만 지방조직과 간·근육에 침윤할 수 있는가를 규명했습니다. 과식을 하면 마리화나 성분인 체내 카나비노이드가 장기들에 쌓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혈중 단핵구 중 20%는 특이하게도 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발현하면서 이들 장기를 찾아갈 수 있고 리지스틴을 분비하 는 능력도 있습니다. 우리 혈중에 카나비노이드 수용체와 리지스틴 분비능력을 갖춘 단핵구가 과식에 따른 성인병 발생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 을 최초로 밝힌 셈이지요. 동시에 리지스틴이 간·근육 세포들의 표면에 있는 CAP1이라는 수용체와 결합한 후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하는 신호를 만들어낸다는 것도 최초로 증명했습니다.

저희는 CT 영상을 이용해 재골절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설계 했습니다. 골절은 근육과 뼈의 조성 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이를 파악할 수 있는 CT 영상과 딥러닝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3D로 재구성된 CT 영상을 활용해 2D 디지털 재구성 방사선 사진(DRR)을 생성하면, 그 이미지들에서 딥러닝 기반의 DenseNet 모델이 특징을 추출한 후 재골절 위험 확률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예측 결과는 생존 함수 형태로 출력되는데, 이는 환자가 일정 기간 내에 재골절을 경험할 확률을 나타냅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하면 초기 골절 후 재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집니다. 환자들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예방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체적인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전반적인 건강 관리를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번 연구만이 아니라, 의료영상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은 앞으로 의료 및 의학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때를 대비해 서울대학교병원 네트워크 내 다양한 팀들과 협력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진단과 예후의 성능이 한층 높아져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래디올로지(Radiology)』 최신판 게재(IF 19.7)
치매와 파킨슨병,
‘노인 잠꼬대’로 예측해 대응한다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뇌파 활용해
치매·파킨슨병 예측 가능

정기영 교수 연구팀(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정기영·김한준 교수, 경희대학교 변정익 교수)

‘노인 잠꼬대’는 꿈속에서 하는 말과 행동이 외부로 그대로 나타나는 증상 입니다. 팔과 다리의 움직임이 격렬하게 나타날 경우 주변 사물에 부딪혀 다치거나 옆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경우도 발생하지요. 이런 증상을 의학적 으로는 렘수면행동장애라고 합니다.

렘수면행동장애를 주의깊게 살펴야 하는 것은 치매나 파킨슨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치매나 파킨슨병이 없는 60세 이상 인구의 약 1% 정도가 렘수면행동장애를 나타냅니다. 문제는 렘수면행동장 애가 있을 경우 일반인 대비 치매 발병 위험은 2~4배, 파킨슨병 발병 위험은 6~10배 정도 높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경우, 나이와 후각기능, 변비·기립성저혈압·성기능장애 등 자율신경기능, 인지기능, 운동기능 등의 위험인자를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인자들이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다만 위험이 높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발병 시점이나 치매와 파킨슨병중 어느 쪽으로 발병할지에 대해서는 알기 힘들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렘수면행동장애 코호트와 뇌파 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렘수면행동장애를 가진 70대 남성의 경우 4.3년 후 파킨슨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번 예측 모델을 통해 환자는 미래의 건강 상태에 대한 예측 정보를 제공받아 질병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는 물론 삶의 질 향상까지 꾀할 수 있는 것이죠.

다만 이번 예측 모델은 서울대학교병원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것인 만큼, 외국 다른 기관의 코호트 데이터를 추가해 범용성 높은 모델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해당 모델을 적용한 웨어러블 뇌파 디바이스를 개발해 미래의료에 한발 더 다가서겠습니다.

+수면(Sleep)』 최신 호 게재(IF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