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주연

사진. 황필주 79 Studio

일반인들에게는 환경의학클리닉이 다소 낯설게 여겨집니다.

환경의학은 뜬구름 잡는 의학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환경의 범위 자체가 너무 넓기 때문입니다. 대기나 자연, 건물처럼 보이는 것부터 사람 사이의 관계같이 보이지 않는 것까지 한 사람을 둘러싼 모든 것이 환경이니까요. 보통은 환경의학이라고 하면 흔히 집이나 직장, 야외 공간에서 접하게 되는 미세먼지나 중금속 등의 물질을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환경의학클리닉에서는 이러한 환경유해인자는 물론 직무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질환까지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환경유해인자 중 미세먼지에 관한 관심이 높습니다. 실제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가요?

최근 10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는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경제 수준이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여전히 높은 편이에요. 한편으로 오랫동안 미세먼지에 대해 검증을 안 하기도 했고, 검증을 시작한 후에도 건강 영향에 관한 연구 등이 그리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수치만을 두고 ‘미세먼지가 심각해지고 있다’ 혹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어요. 데이터에 기반해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만 놓고 보면 미세먼지가 더 심각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의 대처 방법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 공기청정기나 환기 시스템 등은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필터 등을 확인하셔야 해요. 마스크 착용은 취약계층에는 권고될 수 있지만 확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심혈관 질환을 가진 분이나 일부 영유아, 임산부 등 환경 요인에 취약한 분들에게는 마스크가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마스크를 계속 쓸 때는 2차 감염 등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 후에는 깨끗하게 씻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머리카락이나 피부 등에 잔여물이 남아있을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환기에 대한 부분인데요. 실내에는 일산화탄소나 라돈 등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유해물질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라도 하루에 최소 3번, 10분 이상 환기해야 합니다.

미세먼지 관련 질환을 생각하면 호흡기내과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환경의학클리닉을 먼저 찾는 환자들도 많나요?

미세먼지와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접 찾아오는 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질환의 원인을 추적 관리하던 중 환경적인 요소가 의심될 때, 주치의가 저희 쪽으로 의뢰하는 일이 더 많습니다. 미세먼지가 환자의 기존 질환 자체를 더 심각하게 만들거나 다른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영향을 가려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같은 환경 요인 하에서도 사람의 건강 상태나 유전 인자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환경의학클리닉에서는 환자를 둘러싼 물리적·심리적 환경 등 다방면에서 전인적으로 검사와 진료를 진행합니다. 그 때문에 다른 진료과나 클리닉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죠. 하지만 미세먼지뿐 아니라 광범위한 환경적 영향으로 인해 불편을 느끼시는 분이라면 환경의학클리닉을 방문하시기를 바랍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각 진료과와 연계해 원인을 파악한 후 최적의 진료를 위한 길을 찾아드리겠습니다.

SPACE 집 중앙에 있는 테이블. 원래 용도는 식탁이었지만 책을 읽거나 일과를 정리할 때가 더 많아요. 집에서 조명이 가장 밝은 공간이거든요.

THINK 환경의학클리닉이 많은 분들에게 친숙해져서 근원적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

LIKE 나 자신을 격려하고 반성하는 시간. 최근에는 오래 해결되지 않았던 연구 논문을 완성한 후 오랜만에 스스로를 칭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