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주연

사진. 황필주 79 Studio

사시의 종류와 원인이 굉장히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중 우리나라에서 제일 흔한 건 간헐 외사시입니다. 평소에는 잘 보다가도 피곤하거나 졸릴 때 눈이 바깥으로 나가는 질환인데, 특별한 원인이 없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눈이 안으로 몰리는 내사시 중 조절 내사시의 원인은 심한 원시입니다. 이럴 때는 섣부르게 수술하기보다는 안경을 잘 맞춰서 경과를 계속 관찰하다 보면 원시는 물론 사시까지 해결되는 일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추신경계 등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사시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근육을 모으거나 나누고 옮겨 붙이는 등 복잡한 수술이 필요합니다.

사시 수술의 최적기는 언제인가요?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힘듭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사시의 종류에 따라 예후와 치료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가장 흔한 간헐 외사시의 경우 만 3세나 4세쯤이 수술하기에 가장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반면, 수술 나이와 예후는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한편 생후 6개월쯤부터 눈이 안쪽으로 심하게 몰리는 영아 내사시는 첫돌 전에, 늦어도 두 돌 전까지는 수술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변수가 워낙 많으니 일괄적인 시기를 정하기보다는 개인의 상황에 맞춰 수술 시기를 결정해야 해요.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처럼,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최적의 시스템을 갖춘 곳에서 검사와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시나 약시 교정은 필수인가요?

사람의 눈은 대략 만 10세까지 꾸준히 발달합니다. 적절한 자극에 의해 시각기능이 완성되는 것이죠. 그런데 사시가 있으면 눈을 따로따로 쓰게 되는데, 두 눈 사이에 우열관계가 생겨 한 눈만 사용하게 되면 사용하지 않는 반대 쪽 눈은 제대로 성장과 발달을 하지 못해 약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늦기 전에 일찍 검진하여 어렸을 때 발견하고 교정해야 합니다.

사시는 재발 확률이 높다고들 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시는 1회 수술로 완치될 확률이 약 70% 입니다. 30%는 재발할 수 있다는 뜻이죠. 재발을 막기 위한 특별한 관리법을 없으나, 수술 후에도 꾸준한 검진과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활 습관과 관련된 사시도 있나요?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급성 후천 일치 내사시’에 대해서 알아 두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이는 눈이 안으로 몰리면서 갑작스런 복시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과도한 근거리 작업이 주된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아직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이 질환의 증가와 스마트폰 보급 시기가 일치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근거리에서 과도하게 오래 사용하는 것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근거리에서 과도하게 장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아이 눈의 이상을 빨리 알아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을 못하는 아기들의 경우에는 시력이 안 좋아도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아기들은 한쪽 눈이 안보여도, 다른 눈이 잘 보이면 행동에서 표가 잘 나지 않으니까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끔씩 아기의 한쪽 눈을 가려보는 겁니다. 약한 눈을 가리면 이상 반응이 없지만, 좋은 눈을 가리면 아이가 심하게 울거나 가린 것을 치우려고 하거든요. 이런 극명한 차이가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으실 것을 권합니다. 또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만 3세쯤에는 반드시 유아 눈 검진을 실시하여 시력에 이상이 없는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PACE 주로 집과 병원만 오가며 단조롭게 생활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마주하는 진료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쉴 수 있는 집이 가장 소중한 공간입니다.

LIKE 몇 년 전 다녀온 목포여행. 맛있는 음식, 탁 트인 바다 그리고 멋진 일몰 풍경이 인상적이었어요. 그 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로 언제나 목포를 꼽습니다.

THINK 모든 어린이가 잘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아이들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