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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칼럼

하지정맥류 치료에 대한 부담스러운 관심

글 번호 : 5 등록일 : 2021-04-15

하지정맥류 치료에 대한 부담스러운 관심

서울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안상현

글을 시작하며

정맥학회에서 최근 하지정맥류 치료와 관련된 비판의 글을 써 달라고 요청이 왔다. 평소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그러겠다고 했다. 근데 개인적으로 꺼리는 주제이다. TV 토론 프로그램도 서로 싸우는 것 같아 안본다. 토론이란 것이 결국 서로를 설득하고 양보하기 보다는 서로가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오늘 주제도 그럴 것이다.

대부분의 나의 환자는 60~80대이다. 그래서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병의 원인을 ‘노화’라고 말하곤 한다. 그에 반해 하지정맥류로 오는 환자는 젊은 나이부터 연령대가 다양하다. 고령의 환자와 중환자에게 익숙한 나에게 하지정맥류는 병이란 것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속지 않기 속이지 않기

의료 사회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 속에 살면서 나 나름대로 속지 않고 속이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 척도(잣대)가 필요하다. 나에게 그 척도 중 하나는 ‘협박[겁주기]의 요소가 있나’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에게 ‘어떤 일을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라고 하면 나의 척도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아, 속이려고 하는 것이구나.’ 또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겁주면서 어떤 것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하면 ‘야, 속이려고 하지마’라고 빨간 불이 들어온다. 특히 의료 환경에서 그런 일은 매우 흔히 일어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대중은 속지 않겠지만 자신의 병과 관련되어 있다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속을 수도 있다. 아니 속을 것이다.


왜 사기(fraud)를 치지?

사기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이해의 충돌(conflict of interest, COI)이 없어야 한다. 여기에는 돈을 포함하여 권력, 명예 등 모든 interest를 포함한다. 물론 COI가 전혀 없는 것은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하다. 아마 나에게 주요한 이해의 충돌은 명예인 것처럼 저마다 하나씩 COI가 있을 것이다.

‘SayNo’라는 필명의 글이 있다. 소위 부자가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 진솔하게 쓴 것이다. 10여년 전 처음 글을 접했는데 글의 내용을 떠나 그 글의 진정성이 나의 마음 어딘가와 공명하는 느낌이었다. 그 공명은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살면서 종종 느낀다. 진정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책을 읽다 보면서 느끼는 공명은 앞에 말했던 척도와 비슷하게 작용을 한다.

거짓은 무엇인가? 1. 사실과 반대로 말하는 것, 2. 사실과 약간 다르게 말하는 것(더하기), 3.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빼기) 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어 스스로도 속는다는 것이다. 법정에서 유죄를 선고받는 사람들이, 아니 좀더 보편적인 예로 음주운전(맥주 한잔으로 하자)으로 걸리면 “잘못했습니다. 죄의 대가를 달게 받겠습니다.”하는가? 보통은 ‘나만 그런 것도 아닌데 재수가 없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의술과 의료의 불완전성

우리가 행하는 의술과 의료는 진실이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현재 진행형이다. 진실을 알기 위해 사용하는 두가지 대표적인 방법은 생리학에 기반한 병리학(pathophysiology)과 통계(statistics)이다. 병리학은 ‘현상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반면 통계는 ‘합리적인 추론’만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통계는 0.05라는 마법의 숫자에 기반한다. 자신이 발견하고 확인한 그래서 본인은 진실이라 믿을지도 모르는 의술이 0.05의 차이가 없다면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라는 가정에 기반을 한다.

의학에서 나만의 기술(knowhow) 또는 특허(patent)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보통 기업은 자사의 기술이 노출되지 않게 하지만 의학은 반대로 하고 있다. 의학은 자신이 발견한 기술을 논문과 학회를 통해 공증하고 다른 의사들이 따라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객관화시킨다. 이렇게 함으로써 많은 환자가 더 나은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을 의학의 발전이라 한다. 그것은 이해의 충돌과 의술의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생명 존엄성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적절한 타협이 아닐까 생각한다.


간장선생(KANZO SENSEI) 비판하기

괴물을 다루는 방법. 1. 나도 괴물이 되거나, 2. 괴물을 잘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 두가지 방법 모두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나는 3번, ‘할 수 있다면 괴물을 피하기’를 택할 것이다. 경주 최씨(慶州 崔氏)의 가훈 중 ‘과거시험을 보되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마라’는 말이 있다. 나는 그것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 혜안이 있다고 생각했다. 높은 벼슬 자리에 올라가면 괴물을 만나고 또 싸워야 할 일이 자주 생긴다. 그러나 그 비판하는 마음은 대부분의 사람의 (비판하거나 비판받는 사람 모두) 마음을 마른 논바닥처럼 만들어 버린다. 비록 비판을 넘어 비난까지 가지 않았다고 해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괴물이 된다. 자신을 너무 옳다고 여기게 되고 결국 한 전투에서 이겨도 결과적으로 전체 전쟁에서는 지게 된다. 정말 슬픈 일이다.

정치가의 정쟁처럼 학회는 어떤 주장에 대해 비판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위험한 폭발물을 다루는 것처럼 매우 조심해야 한다. 나에게 글쓰기를 제안한 이유도 어떤 특정 주장을 비판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것은 학회의 숙명이니까…


글을 마무리하며

나에게 글을 의뢰할 때 학회의 의도와 목적에 맞는 글을 쓰기 보다는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썼다. 유명한 미드 시트콤 ‘프렌즈(Friends)’를 요즘 세대 사람들이 보면 심리적 불편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것은 사회가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뜻일 수도 있고 성숙해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대중의 의료와 의술에 대한 그리고 의사에 대한 생각도 바뀐다. 그리고 그것은 의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명확하다. 나는 ‘하지정맥류 치료에 대한 한 개인 의사의 글’을 보며 일반 대중들도 당연히 그 숨은 의도를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술의 불완전성에 기반한 개인의 이득을 위한 겁주기와 폄하의 smell이다.]라는 것을… 그럼에도 일부의 환자가 되어 시야가 흐려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학회가 입을 열어야 한다.  

위에 제시한 기준들이 내가 ‘하지정맥류 치료에 대한 한 개인 의사의 글’을 읽고 할 수 있는 나의 대답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또는 치료할 수 없는 환자의 통증이 누군가에게 [돈, 명예, 권력]의 좋은 먹잇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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