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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칼럼

4가지 환자들과 그들을 치료하는 4가지 의사들 (종합병원 환자들)

글 번호 : 11 등록일 : 2024-06-27

서울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안상현


서울대병원/서울의대 비대위는 4월 30일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긴급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션5: 우리가 바라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의료에서 선천성 심장병 환우회 회장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가 '의료소비자 관점'으로 발표를 했다. 발표 후 나는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하지 않았다.


1. 환자의 유형과 의료 서비스 종류(무엇이 필수의료 인가요?)

발표에는 3가지 종류의 환자가 나온다; 선천성 심장병 환자(그리고 그들의 보호자), 고관절 골절된 고령의 환자, 그리고 당뇨나 고혈압 등의 중년의 환자. 일반 국민 입장에서 이들은 전혀 구분되지 않고 그냥 하나의 환자이다. 이들이 바라는 의료도 섞여 있다. 다만 공통점은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다분히 감정에 호소한다. 감정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싸고 좋은 의료를 내가 원할 때 어디서나 받고 싶다. 물론 친절하고 실력이 좋은 의사에게이다.

일반적인 당뇨나 고혈압 같은번 군의 환자는 동네 의원에 가면 된다. 가까운 우리집 주치의 같은 개념이다. 번의 고령의 고관절 골절은 준종합병원이나 가까운 대학병원에 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번 선천성 심장병은 전국구에 해당하는 4차 병원(소위 Big 5)이나 심장전문병원(세종병원)에 가면 된다.

그리고 이들이 만나는 의사도 사실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고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동네 주치의, 중간 정도 난이도의 수술을 하는 의사, 그리고 수술의 끝판 왕인 소수의 외과 의사. 이들은 다른 삶의 목표와 가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환자 때처럼 그냥 의사로 묶일 뿐이다.

이렇게 환자와 의사를 구분하는 이유는 이들 모두 필요한 '필수의료'이지만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의 의료가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수의료는 너무 모호한 개념이다. 기피과가 필수의료인 것처럼 호도될 뿐


2.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환자 유형의 구분(환자와 고객)

국민이 바라는 의료는 의료 전문가와 논의하고 마땅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진정성 있는 의료 개선이 된다. 하지만 어제 발표자는 그런 개념이 없다. 그래서 듣는 내내 답답했다. 선천성 심장병 환자가 지방에 있다고 해도 당연히 서울에서 수술받는 게 맞다. 그런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는 소수만 필요하고, 자신의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한 수술량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집 앞에 또는 지방마다 그런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지어봐야 경제적으로도 유지하기 어렵고, 그 의사도 수술 실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KTX같은 교통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4차병원 개념이 필요하다. 이는 지역의료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의료 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노인 고관절 골절 환자가 만일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에 오면 수술할 수 있는 인근 병원으로 전원된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고령의 환자이고 사망률과 합병증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발표자는 새벽 7시에 아는 정형외과 의사에게 연락해 잘 수술받았다고 한다. 잘 된 일이다. 하지만 나는 두 가지 문제점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새벽에 아는 의사에게 연락하는 것은 시스템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잘못된 것이다. 사람들은 특정 의사와 병원의 미담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그건 시스템이 아니다. 내가 아는 정형외과 의사가 없어도 일정 거리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서 일정한 수준의 신뢰할 수 있는 수술을 받는 것이 시스템이다. 또한 발표자는 병원비보다 간병비가 높다면서 의료보험에서 커버해야 한다고 했다. 일정 부분 공감한다. 하지만 간병비를 커버하기 위해 보험료를 더 많이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그리고 그런 간병인을 수가로 통제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중형차 아반떼에서 그랜져로 누구나 바꾸고 싶다.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이야기하지 않고 그저 현대 자동차 회사에 이미 돈 많이 벌었으니 기증하라고 명령하면 될까?

마지막으로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은 특정한 합병증이 없으면 동네 의원에 가면 된다. 이들을 환자라고 부르기도 애매해서 나는 보통 '~님'이라고 이름을 부른다. 이런 종류의 질환을 다루는 의사는 앞서 언급한 소아 심장 수술을 하는 의사와 인생관이 전혀 다르다. 소아 심장을 수술하는 의사들은 한 분야의 끝판왕이 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했다. 주 80시간? 근무해서는 이런 의사가 될 수 없다. 먹고 자는 것 외에 그것만 할 정도로 미쳐야 한다. 혈관수술을 하는 외과의사들도 그런 사람들이다. 하지만 많은 의대생과 의사들은 그런 삶을 존경하지만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관없다. 그런 의사는 실제로 소수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고 지금까진 그게 전공의였을 뿐이다.

여기에 더해 환자라기보다는 고객으로 분류되는 의료가 있다. 꼭 미용이라고 하지 않더라도 감기나 가벼운 피부 질환, 라식 등이 그것이다. 이건 불필요한 의술인가?

내가 분류하는 환자는 대충 이렇게 4가지이다. 또한 의사도 그에 따라 4가지로 분류된다.


3. 의료 시스템의 이상과 현실: 2024년 의료의 도전과 희망

인생에서 한 번은 의사를 만나는데, 보통 자신이 가장 소중하고 최고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의료 시스템의 목표는 최고의 진료가 아니라 최선의 진료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의료 포퓰리즘에 의해 그 목표 달성은 항상 위협받는다. 이번 2024년 봄 의료사태로 이 중 어떤 군에 있는 의사가 가장 심리적으로 상처받고 낙담을 했을까? 정말 의도하지 않게 일은 흘러간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낳은 결과이다.

다수의 일반 국민은 의사수를 증원해야 한다고 동의하지만, 어떤 종류의 의사가 얼마나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을 우리 사회가 유지하기 위해 얼마를 지불할지 생각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역의료 살리기는 허상이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수성과 발달된 교통을 고려하여 집중화와 분산의 전략을 효율적으로 짜야 한다. 이송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의료 개선을 위해 현장의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자고 하면 집단이기주의라고 싫어한다. 예측의 영역은 전문가의 심도 있는 공개 토론 후 내린 결과 조차도 불확실하다. 그런 영역을 정부의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관료에 의해 밀어 부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국민의 의식 수준을 볼 때마다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2024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디폴트값이 개인의 가치에 기반을 둔 자유민주주의라고 나는 믿었는데, 인민민주주의가 디폴트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랬듯 새로운 세대에서 희망을 본다. 사회의 때묻지 않은 선한 양심의 대학생들과 전공의들을 본다. 기성세대의 역할은 그들의 신념을 지킬 수 있게 지켜주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던 대학생을 공권력과 탱크로 밀어버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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