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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칼럼

고령화 사회의 의료적 도전과 의료 시스템의 균형

글 번호 : 10 등록일 : 2024-06-27

서울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안상현

왜? 할아버지 더 살게?

"왜? 할아버지 더 살게?"라는 다소 위험하고 발칙한 제목으로 작년부터 글을 쓰려 했다. 마음속에서 현실을 보며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지만, 그것을 막상 글로 표현하고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유머로 풀고 싶어 생각한 것이 '왜 할아버지 더 살게?'였다. 하지만 이 도발적인 문구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만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목이 한편으론 뭔가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불편한 현실을 대변한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들었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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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2024년 2월 23일 나의 진료 본 환자를 나이 순으로 배열했다. 전체 111명 중 67%가 60세 이상이다. 가끔 70대 환자가 나이가 많아 수술할 수 있을까요?하고 나에게 묻는다. 나에겐 아직 젊은이로 보이는데 (첫 번째 노란 줄부터 80세 이상, 70세 이상, 60세 이상 커트라인). 만난적은 없지만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와 이야기해보고 싶다.



의료 시스템의 현실과 고민

의사 증원 2천명에 대한 정부의 발표 이후 한 달 넘게 병원이 마비되면서, '왜? 할아버지 더 살게?'라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 생각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스스로 알게 되었다.

의사가 2천 명이 더 필요한가에 대한 소모적인 논의는 OECD 국가의 의사 숫자를 기반으로 한다. 대한민국이 만약 OECD와 같은 의료 시스템을 채택한다면 당연히 의사 숫자가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OECD와 전혀 다른 시스템을 갖고 있기에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 우리와 비슷한 의사 수를 갖고 있는 나라가 미국과 일본이다(그림2).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은 미국의 의료 시스템과 OECD 국가의 공공 시스템을 절묘하게 섞어 놓았다. 비교적 저렴하면서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각각의 장점들을 섞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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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한국의 인구 1천명당 의사수는 2.6명으로 미국의 2.7과 일본의 2.6명과 비슷하다. 반면 GDP에서 차지하는 의료비 비중은 9.7%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다.



의사와 의료 시스템의 균형,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의사의) 돈 이야기

한국의사는 미국의사들 보다는 적지만 OECD 국가의 의사와 비슷하거나 많은 수입을 얻었다(그림3). 하지만 단점으로 그들보다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했다. 그러나 더 많은 노동을 하는 것은 한국의 노동 환경을 생각하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이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예를 들어 2명에게 각각 100만 원씩 주고 한 개씩 일을 시킨다고 가정해보자. 평범한 2명을 고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능력이 좋은 한 사람에게 150만 원을 주고 2개의 일을 모두 시키는 것이 고용주와 근로자 입장에서 훨씬 더 낫다. 같은 의미로 그들은 의사가 되었고, 더 많은 수익을 보장받으면서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에 기꺼이 익숙해져 있었다(그림 3). 지금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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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의사의 평균 연봉, 한국은 1억3천8백만원으로 다른 OECD 국가들과 비슷하다. 이 표에서 미국, 일본, 호주, 스위스 등은 우리나라보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조사가 안되어 있다. 참고로 미국 전문의별 자료를 보면 나와 같은 혈관외과의 경우 $557,632 (7억5천4백만원)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의 연봉이 1억 넘는 것을 보면 대기업 연봉 자료도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돈은 case by case이고 자신의 상황에 따라 지출이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정년이 길다는 의사라는 직업은 어떤 면에선 선망의 대상이 된다.



결정의 순간: 정부와 개혁

그러나 모든 시스템에는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그 단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는지 아니면 떠오를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정부에서 액션을 취하는 것인지 2천 명이라는 거대한 개혁 앞에 있다.

(입만 열면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거의 틀림없이 남들의 이익을 빙자하여 자신의 영달을 꾀하는 사람들이다. 밀턴 프리드먼)

그 시작은 바로 그 질문 '왜? 할아버지 더 살게?'와 연결된다.

 

평균 수명과 국가적 고민; 의료비 부담과 선택의 기로 그리고 (국민의) 돈 이야기

국가적 입장에서 평균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경제적인 수익이 없이 더 많은 의료비가 지출될 것이고, 고령의 환자들이 1년 2년을 더 사는 것이 결국에는 나라의 부담이다. 특히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고, 앞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더 많아지는 것을 고려할 때, 젊은 사람들은 '내가 왜?'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왜 그 사람들을 부양해야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반면 노인들은 본인이 지금까지 부양했던 것처럼 젊은 사람들이 부양하기를 기대한다.

그 문제점에 대하여 정치인 이준석씨가 65세 이상 무료 교통비의 나이를 올리자는 주장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젊은 사람들 마음속에는 이미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었던 바이다.

똑같이 의료도 마찬가지다. 노인들이 대부분의 의료비를 소비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고령화될수록 그 비율은 점점 증가할 것이다. 반면 국가적으로 볼 때 노인 인구의 의료 소비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국가 입장에서 과연 장수 국가가 경제적 이득이 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OECD의 의료시스템은 그런 결정의 산물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 대응에서 보았듯 우리가 보기엔 비효율적인 공공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결국 국가가 의료비를 제한하는 시스템을 통해 국가의 부담을 예측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일 것이다. 반면 의사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

 

의료 시스템의 미래와 선택

우리는 이제 그 OECD 시스템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현재 고수하고 있는 k의료의 자부심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기로에 서 있다(그림 4). 결국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 어느 쪽으로 든 결정이 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큰 거대한 물결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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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한국의 병상수는 압도적으로 많다. 내가 보는 환자는 퇴원하는 것을 대부분 싫어한다. 의학적 퇴원과 심리적 퇴원의 시점에 차이가 있다. 또한 한국의 입원료는 저렴해서 환자들은 더 있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다인실은 여전히 이전 군대 내무반처럼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개인의 선택과 책임

둘 중 어느 쪽이 되든 가장 내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을 하려고 한다. 이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래서 나에게 무슨 이득이 되는데라는 이해관계의 문제로 봐야 한다.

그 문제는 사람들마다 지금 현재 처해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바이탈, 소아, 선천성, 희귀질환, 노화나 대사질환, 암, 외상, 건강검진, 노인의학, 공공의료, 지방과 수도권, 빅5병원, 동네병원과 의원등 소위 필수의료라도 자신의 진료하는 과목, 지역, 병원 규모에 따라 입장 차이가 있다. 여기에 실비보험까지)

나는 그냥 이 자리에 있는 의사로서 과연 이 문제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와 내가 선택할 힘이 있는지 대해서 고민을 한다. 그리고 그 고민은 나의 진료 패턴을 바꾸게 될 것이다. 내가 있는 위치와 내가 있는 상황에 따라서(그림 5).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술도가,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덕분이다. 애덤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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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200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의 첫 소감은 어? 나랑 생각이 똑같네? 다만 차이점은 나는 그저 말을 안 했다.


https://www.ksvs.org/board/view.html?num=1300&start=0&code=journal&comm=&key=0&keyword=&category=

(열혈의사 제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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