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붕증
[diabetes insipidus]
항이뇨호르몬 작용 저하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소변이 생성되는 질환
신체기관
뇌하수체 후엽, 신장
빈뇨 및 야간뇨
정의
사람 몸에서 배출되는 하루 소변 양은 체내의 수분과 전해질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할 경우 뇌하수체에서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되어 소변 양을 줄이게 된다. 요붕증은 이러한 작용을 하는 항이뇨호르몬이 뇌하수체에서 제대로 생성되지 않거나, 분비된 항이뇨호르몬이 소변을 만드는 신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소변이 생성되고 과도한 갈증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증상
과도한 갈증, 특히 차가운 물이나, 얼음 물 등을 많이 마시는 다음(polydipsia), 소변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다뇨, 지나치게 소변을 자주 보고 싶다고 느끼는 빈뇨, 야간뇨 등의 증상이 있다.
원인
뇌하수체 후엽은 항이뇨호르몬(바소프레신), 옥시토신을 분비한다. 항이뇨호르몬은 신장에 작용하여 소변에서 수분을 재흡수하여 농축하게 한다. 항이뇨호르몬 작용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매우 많은 양의 소변이 배설되게 된다(많게는 분당 0.2mL/kg). 요붕증은 뇌하수체 후엽에서 항이뇨호르몬 분비의 이상이 생기거나, 신장에서의 항이뇨호르몬 작용에 이상이 생길 때 소변 양이 증가하는 질환이다. 항이뇨호르몬의 작용이 감소하면, 신장의 하부 세뇨관에서 물을 재흡수하는 작용이 저하되어 농축되지 못한 묽은 소변이 다량 배설된다. 임신의 경우 태반에서 생성된 효소에 의해 항이뇨호르몬의 분해가 촉진되어 요붕증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지만 체내 삼투압 조절 기능에 변화가 생겨 발생할 수도 있다. 뇌하수체의 체내 삼투압 조절 기능과 갈증을 느끼는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요붕증의 원인으로는 우선 과도한 수분 섭취로 인해 이차적으로 항이뇨호르몬 생성이 저하된 상태, 즉 원발성 다음증이 아닌지를 감별해야 한다. 원발성 다음증에는 체내 삼투질 조절 능력 장애로 과도한 갈증을 느끼는 구갈성 요붕증, 정신병적인 원인으로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심인성 다음증 그리고 의사나 대중매체에서 예방이나 치료 목적으로 수분을 많이 마시라고 권하여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상태인 의인성 다음증 등이 있다.
원발성 다음증을 배재하고 나면 중추성 요붕증인지 신성 요붕증인지를 감별해야 한다. 중추성 요붕증이란 뇌하수체 후엽의 선천적인 이상이나 두부 외상, 뇌종양, 감염 등으로 인한 후천성 이상으로 인해 일차적으로 항이뇨호르몬 생성이 부족하여 발생한다. 신성 요붕증은 항이뇨호르몬 생성에는 이상이 없으나 호르몬이 작용하여 소변양을 조절하는 기관인 신장에서 항이뇨호르몬에 대한 반응 이상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약제에 의한 신손상으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고, 요도, 요관 폐색, 혈관성 질환 또는 종양으로 인한 질환에 의한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도 있으며, 드물게 유전적 이상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관련신체기관
뇌하수체 후엽, 신장
진단
24시간 동안의 소변양이 50ml/kg 이상(70kg 사람의 경우 3,500ml 이상)이면서 소변의 삼투압이 낮은 경우 요붕증을 의심하고, 수분 제한 검사를 통해 확진과 감별 진단을 한다.
검사
다음과 같은 검사를 실시한다.
- 문진: 하루 마시는 물의 양, 소변의 보는 횟수와 양에 대해서도 조사, 원인 감별을 위해 두부 외상이나, 두부 질환에 대한 과거력이 있는지 여부, 사용하고 있는 약제 등을 조사한다.
- 신체 검진: 탈수 징후, 확대된 방광 등의 소견이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정상이다.
- 혈액 검사: 고나트륨혈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 소변 검사: 24시간 소변의 삼투압이 300mosmol/L 이하인 경우 요붕증을 의심한다. 24시간 소변의 삼투압이 300mosmol/L 이상인 경우 당뇨병과 같은 다른 소변 양을 증가시킬 수 있는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 자기공명영상(MRI): 뇌하수체와 시상하부의 MRI 검사를 통해 중추성 요붕증의 원인을 평가할 수 있다.
- 수분 제한 검사(water deprivation test): 요붕증의 여러 가능한 원인 중 발병 원인을 감별한다.
※수분제한검사
1) 원리: 수분 섭취를 제한하여 뇌하수체 후엽에서의 항이뇨호르몬 분비를 자극하고, 신장에서 항이뇨호르몬의 작용 (소변농축작용)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뇌하수체 후엽의 항이뇨호르몬 분비능력과 신장에서의 항이뇨호르몬 작용을 평가한다. 항이뇨호르몬의 기능을 하는 약제인 데스모프레신(desmopressin, DDAVP)을 주사하여 소변이 농축되면 신장에서의 항이뇨호르몬 작용은 정상인 것으로 판단하고, 뇌하수체 후엽의 항이뇨호르몬 분비능력의 장애가 원인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2) 방법: 수분섭취를 금지하고 매시간 체중, 혈중 삼투압, 혈중 나트륨 농도, 소변양, 소변 삼투압을 측정하여 감별 진단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속한다.
3) 과정: 아침부터 수분 섭취를 금지하기 시작하여, 체중이 5% 정도 감소하거나 혈중 삼투압이나 나트륨 농도가 정상 범위보다 높아지는 시점까지, 소변 삼투압이 300mosmol/L 이상 혹은 비중(specific gravity)이 1.010 이상으로 소변이 농축되지 않으면 심한 중추성 요붕증이나 신성 요붕증으로 감별하여 원발성 다음증이나 부분적인 항이뇨호르몬 분비/작용 장애에 의한 요붕증을 배제할 수 있게 된다. 심한 중추성 요붕증과 신성 요붕증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데스모프레신(desmopressin, DDAVP)를 주사하여 1, 2시간 후에 소변의 삼투압을 측정한다. 소변의 삼투압이 50% 이상 증가하게 되면, 심한 중추성 요붕증으로 진단하게 되고, 소변의 삼투압이 거의 증가하지 않으면 신성 요붕증으로 진단한다.
치료
중추성 요붕증일 경우 합성 항이뇨호르몬 작용 약제인 데스모프레신(DDAVP, Stimate, Minirin) 등을 사용한다. 이 약제는 정맥주사, 피하주사, 비강 분무액(nasal spray), 경구 알약 등의 형태로 시판되고 있다. 중추성 요붕증을 완전하게 조절하기 위해 필요한 약제 용량은 경우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1~2g 용량을 하루 1회 혹은 2회 주사, 10~20g 용량을 하루 2, 3회 비강에 분무, 혹은 100~400g 용량을 하루 2~4번 복용하게 된다. 중추성 요붕증에 또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 클로르프로파미드(chlorpropamide, Diabinese)가 있다.
신성 요붕증일 경우에는 이뇨제 싸이아자이드(thiazide), 나트륨채널억제제(amiloride)와 함께 저염식으로 치료한다. 몇몇 환자에서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합성억제제인 인도메타신(indomethacin)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원발성 다음증 중 의인성 다음증의 경우에는 약제는 효과가 없고, 환자 상담과 교육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 하지만 구갈성 요붕증이나 정신병적인 원인에 의한 심인성 다음증의 경우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구갈성 요붕증의 경우 자기 전에 데모프레신을 투여하여 자는 동안 소변 보는 정도를 조절할 수는 있다.
경과/합병증
수분의 공급이 충분하다면 임상적으로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소아, 노인,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충분한 수분 공급이 어려울 수 있어 심한 탈수, 고나트륨혈증, 고혈압, 심혈관계 이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지만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생활가이드
탈수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의사 지침에 따라 치료 약물의 농도와 수분 섭취량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