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신경 이상 환자들에게도 인공와우 이식의 길 열려
청각 신경 이상 환자들에게도 인공와우 이식의 길 열려
과거에는
청각 신경의 이상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이제는 더 이상 불가능이 아님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장선오 교수 팀(오승하 교수, 이준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김종선 교수, 구자원 교수)은 최근 개최된 제 14차 이비인후과 종합학술대회에서 청각 신경의 결손을 보이는 농아들에게 인공와우 이식을 시행한 결과에 대해 국내 최초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인공와우란 농아 환자에서 청각 신경을 전기적으로 직접 자극하여
청력을 제공해 주는 장치이다. 인공와우 이식은 그 대상 선정을 위해 수술 전 청력
검사를 포함한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되며 기본적인 영상의학적 검사로 CT와 MRI를
시행하게 된다. CT는 귀의 안쪽인 중이, 내이의 전반적인 구조 및 기형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이며 또한 청각 신경의 통로인 내이도를 평가하는 검사이다. 한편, MRI 에서는
신경 구조를 확인하게 되며 특히 청각 신경이 잘 형성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달팽이관에
삽입된 전극에서 발생된 전기신호가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달팽이관과 뇌 사이의
연결 통로가 되는 청각 신경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농아 환자들에서는 이러한
MRI 에서 청각 신경이 작게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사례가 많이 관찰되고 있다. 이렇게
MRI 영상에서 청각 신경이 작거나 보이지 않는 경우 청각 신경 형성이 불량할 수
있어, 와우 이식의 대상으로는 부적절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MRI에서 청각 신경이 작아보이는 경우라도 적절한 대상을 택하는 경우 와우 이식에 의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이에 장선오 교수팀을 비롯한 서울대병원 연구진은 청각 신경 결손이 의심되는 환자들에서 와우 이식 결과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였다. MRI 에서 청각 신경이 작게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환자 46명에서 먼저 보청기를 착용해보거나 전기생리학적 검사를 통해 소리 및 전기 자극에 대한 반응이 있음을 확인한 뒤, 이들 환자에게 와우 이식을 시행하였다.
수술 후 청각 및 언어 능력의 발달 정도를 평가한 결과, MRI 에서 청각 신경이 정상적으로 보이는 환자와 결과를 비교하였을 때 소리를 인지하는 능력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각 및 언어 평가에서도 정상 크기의 청각 신경을 가지는 환자에 비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수술 후 3년째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결과를 보여 평균적으로 3에서 4의 CAP(Categories of Auditory Performance, 청각 수행능력 척도)점수를 나타내었다. 이는 말소리나 주변 환경에서 나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의 이득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문장을 들려주고 이를 인지하는 정도를 검사하는 문장검사에서는 평균 21%정도의 점수를 나타내었으며 소리에 시각정보를 더해주었을 경우 45%까지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장선오 교수는 “MRI 영상에서 청각 신경의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라도 인공와우 이식술을 통해 청각 재활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으므로, 수술 전 적절한 검사 및 전문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하여 수술을 결정한다면 앞으로 이러한 환아들도 수술을 통해 재활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