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자위 안쪽에 생기는 점 제거술 개발 - 이제는 눈의 미용적 치료 시대 도래
“흰 자위는 희게, 검은 자위는 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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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 안쪽에 생기는 점 제거술 개발 이제는 눈의 미용적 치료 시대 도래
눈의 흰 자위 안쪽(공막)에 생기는 점인 오타모반을 보이지 않게 하는 성형술이 서울대병원 안과 권지원 교수팀에 의해 개발됐다.
권지원 교수팀은 지난해 눈의 흰 자위 바깥쪽(결막)에 생기는 점인 결막모반을 레이저로 제거하는 시술법을 개발한 바 있어, 이제는 흰 자위에 있는 점으로 인해 환자들이 겪어온 정신적 고통과 사회생활 상의 제약 등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오타모반은 동양인에 흔한 점으로, 대개 선천적으로 생기며, 주로 한쪽 눈이나 눈과 눈 주위의 피부에 갈색 혹은 청색의 색소침착이 생기는 질환이다.
백인이나 흑인에 비해 동양인에서 많이 나타나며, 발생빈도는 2천5백명당 1명으로 우리나라에도 약 2만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타모반은 일반적으로 양성이며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의학적으로는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미용적으로는 심각한 장애(흰 자위가 점으로 인해 검게 보이고 얼룩 져 보이는 등)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눈 주위 피부의 색소침착은 피부과에서 레이저로 치료해 왔으나 안구의 공막에 있는 오타모반에는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었다.
눈의 흰 자위는 안쪽의 공막과 바깥쪽의 결막으로 나눌 수 있으며 결막에 있는 점은 안과에서 레이저로 쉽게 제거되지만 공막의 점은 레이저로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막의 점은 태워서 없애면 다시 결막조직이 재생되기 때문에 깨끗이 제거할 수 있지만 공막은 안구를 이루는 지지조직으로서 제거하면 다시 생기지 않으며 제거 시 안구 자체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지원 교수팀은 올해 9월, 20대 여성 김모씨에게 새로 개발한 ‘오타모반 공막성형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환자는 현재 아무런 부작용 없이 미용적으로 만족하며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오타모반 공막성형술은 점이 있는 부위의 위에 얇게 디자인된 공막을 씌우는 방법이다.
점이 너무 넓고 진할 경우는 흰색 생체염색약을 이용하여 점이 있는 부분을 희게 염색한 후 공막이식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국소마취로 진행하며 환자의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회복기간은 수술 후 1개월 정도이며, 수술 후 나타나는 충혈은 1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
권지원 교수는 “환자들이 수술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오타모반 공막성형술을 하면 성형효과가 뛰어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막모반 레이저 제거술
피부에 점이 생기는 것처럼 눈의 흰자위(각막을 제외한 결막과 공막)에도 점이 생긴다. 공막이란 검은자를 제외한 흰부분이며, 공막 위를 결막이 살짝 덮고 있다. 따라서 흰자위라면 결막과 공막이라고 할 수 있다.
권지원 교수는 지난해부터 흰자위(바깥)에 점이 있는 ‘결막모반’ 환자들을 레이저로 말끔히 치료하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시술방법은, 아르곤 레이저를 사용하여 흰자위의 점에 직접 레이저를 쪼이면 된다. 마취는 점안마취(안약)로만 하며, 시술시간은 10분 내외. 점의 진한 정도와 크기에 따라 1주일 간격으로 서너번 치료하면 흉터 없이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흰자위의 점은 레이저로 제거 가능한데도, 널리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의 안과에서 수술로 잘라 제거해 왔다. 이로인해 수술로 인한 흉터와 충혈 등으로, 오히려 점을 제거하기 전보다 보기가 좋지 않을 수 있어 널리 권장되지는 않고 있다.
권지원 교수는 “레이저 시술 후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으며 술이나 수영, 사우나, 찜질방을 금하여야 하고, 점은 시술 후 1~2일이 지나면 대개 없어진다.”고 말했다.
임상결과는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고, 지난해 12월 대한안과학회지에 논문으로 발표됐으며, 올해 8월에는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mology)에 논문으로 채택됐다.
눈동자 문신
검게 보여야할 눈동자(각막, 실제 각막은 맑은 유리처럼 투명하지만, 각막 안쪽에 있는 갈색의 홍채가 비쳐 검게 보이는 것)가 각종 사고, 질환이나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하얗게 변해 고통받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5천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어린 나이에 눈동자가 하얗게 변하면 친구들의 놀림으로 학교생활에도 어려움을 초래하고 사춘기를 거치면서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성격도 내성적으로 변하는 등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검은 눈동자가 하얗게 변하는데는 몇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우선, 홍역 등의 질병으로 인해 각막염이 유발되어, 검은 색의(검게 보이는) 각막이 하얗게 변할 수 있다. 각막에 염증이 생기면 균이 각막을 침투해 파괴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투명한 각막이 하얗게 변한다. 염증이 치유되어도 하얗게 변한 부분은 완전히 투명해지지 않고 하얀 자국을 남길 수 있다.
여러 차례의 눈 수술도 각막을 하얗게 변하게 할 수 있다. 백내장이나 녹내장, 망막 등 눈 안쪽의 수술을 여러 번 받다보면 각막의 투명도를 유지시키는 세포(각막내피세포)의 수가 감소해 투명성을 잃고 뿌옇게 변한다.
이외에도, 유리에 금을 긋거나 깨진 유리를 붙이면 자국이 남듯이, 눈 외상의 후유증으로 인해 각막에 상처를 입었다가 낫는 경우에도 상처자국이 하얗게 남을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동안 많은 병원을 전전하여도 특별한 방법이 없으니 ‘미용렌즈(눈동자 모양이 그려진 컬러렌즈)를 껴보라’는 말을 듣기 일쑤이다.
권지원 교수는 2003년부터 검은 눈동자가 하얗게된 환자들에게, 생체에 적합한 염색약을 눈동자에 입히는 ‘눈동자 문신’을 개발하여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임상 결과는 올해 대한안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눈동자 문신은 간단한 국소 마취 후, 하얗게 변한 부위의 각막실질(5개층으로 이루어진 각막의 가운데 층)에 생체에 적합한 조직염색약(tissue dye)을 주입해 검게 염색을 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시술 후 염색약에 의한 부작용은 없었다.
경우에 따라 하얗게 된 부위에 염색약이 스며들지 않으면, 이 때는 염색양막시술을 한다. 이 시술법은 검게 염색된 막을 하얗게 변한 눈동자 위에 이식하는 것으로, 이식된 막 위로 눈동자 상피세포가 자라서 덮게 되어, 미용적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고 있다.
권지원 교수의 눈동자 문신술은 지난해 12월 언론에 소개된 후 2백여명이 넘는 환자가 서울대병원을 찾았고, 그 중 문신이 가능한 1백20여명의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시술됐다.
<사진설명>
1. 오타모반 성형술 전: 왼쪽(실제로는 오른쪽) 눈의 눈동자 주위의 흰 자위가 점으로 인해 검게 얼룩져 보인다.
2. 오타모반 성형술 후: 공막성형술 후의 눈으로,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