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유방암학회(GBCC) 초청 강연
2009 세계유방암학회(GBCC) 초청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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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젊은 여성 유방암 급증은 식이 서구화가 주도
- 조기검진제도 없는 동남아
국가는 생존률도 낮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근영 교수는 10월 10일 쉐라톤 워커힐에서 열린 2009년 세계유방암학회(Global
Breast Cancer Conference)에서 “아시아 여성 유방암의 급증 원인과 향후 예측”이란
주제의 초청 강연을 통해 ‘아시아 젊은 여성의 유방암이 급증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급속히 확대된 서구화된 식이습관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국제암연구소(IARC) 암 통계에 의하면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과 같이 이미 서구화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국가 여성에서 발생이 높으며, 그 다음이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터키, 그리고 한국이나 중국은 발생률이 20명 내외의 비교적 낮은 수준에 속한다. 유 교수는 ‘그러나 지금은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유방암이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암이 되어 버렸으며, 아직 미국이나 유럽 서구국가처럼 유방암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70명 내지 90명 수준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서 유방암 발생률이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는 국가는 아시아 여성들’이러고 주장하였다. 특히 한국과 일본 및 중국의 유방암 사망률은 지난 10년간 증가속도가 세계에서 제일 빠른 1위~3위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 여성들의 유방암 증가 양상은 위험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하였다.
더군다나 심각한 문제는 이들 아시아 국가에서 특히 50세 미만 젊은 여성의 유방암이 급증한다는데 있다. 한국이나 일본, 파키스탄, 홍콩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 유방암 환자 중 50세 미만이 차지하는 정도가 50%를 넘어, 암은 50세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는 상식을 벗어난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젊은 여성 유방암 환자가 아시아 여성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역학적 현상은 서구 여성의 호발 연령이 60대 이후 고령인 점과 명백하게 차별되는 현상으로 학계에서는 중요한 논쟁거리이다.
유 교수는 아시아 각국의 유방암 발생에 관한 방대한 학술 자료를 인용하여 ‘아시아 젊은 여성에서 유방암이 급증하는 이유로 급격히 서구화된 식이습관의 변화’를 들었다. 고 지방식으로 대변되는 서구형 식이는 특히 사춘기 어린 소녀에서의 체형 변화와 비만을 유도하고 그 결과로 초경이 빨라지고 폐경이 늦어지는 현상으로 이어져서 여성의 유방 세포가 일생동안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프로제스테론에 노출되는 기간을 길게 하여 결국 유방암 발생을 높인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이미 한국인 여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HDL-콜레스테롤이나 중성 지방을 높이게 되는 잘못된 자방 섭취가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국제학회에 보고한 바 있으며, ‘그 결과로 야기된 고도 비만이 이른 나이에 초경에 이르게 하던지 폐경연령을 연장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이미 학술적으로 증명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유 교수는 ‘한국인 여성을 포함한 동양 여성들은 서구 여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 호르몬에 노출되는 정도가 낮았었고, 그 결과로 유방 세포에 호르몬 수용체의 발현 빈도도 낮아 과거에는 유방암 발생 수준이 비교적 낮았지만, 여성의 생리 요인이 이와 같이 변화되면서 호르몬 수용체의 발현 빈도도 높아지기 시작하여 향후 유방암이 서양인처럼 많아지는 시점에 도달하는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한 사실’이라고 예측하였다.
특히 의료자원이 부족하고 국가 단위의 유방암 조기검진 제도가 없는 대부분의 아시아 젊은 여성들은 임상경과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어 유방암에 의해 사망하는 정도나 치료를 받는다 해도 생존의 가능성이 비교적 나쁜 것이 큰 문제라고 유 교수는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그 나마 국가암관리제도 등으로 유방암을 제1기 내지 제2기 초기에 발견하는 확률이 높아 유방암 생존률이 80%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은 큰 다행이라 한다.
유 교수는 결론적으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하려는 제도를 아시아 각국이 마련해야 함’과 동시에 ‘유방암
위험요인에 관한 연구를 확대하는 노력에 투자하여 아시아 각국이 유방암의 발생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예방의학적 조치를 가급적 빠른 시기에 취해야 향후 유방암으로
인한 생명의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