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정은

사진. 황필주 79 Studio

암 완치의 척도가 되는 기간은 흔히 5년이라고 합니다.

5년 이라는 시간이 암 완치의 ‘절대적’ 기준은 아닙니다. 5년이 지난 후 재발하는 경우도 엄연히 존재하니까요. 5년이 암 완치 척도의 기준이 된 이유는 완치 목적의 치료인 수술을 진행한 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나고 몸에 재발 요인이나 증거가 없다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암종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암을 몇 기에 발견했는지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겠죠.

‘5년 완치’의 공식을 벗어나는 대표적인 암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유방암과 전립선암이 대표적입니다. 유방암의 경우 “축하합니다”라고 말한 후 환자를 보내지만 간혹 10년이 지난 후 재발하는 경우도 있어요. 또, 유방암 중에서도 ‘삼중음성 유방암’은 5년 이후에 재발하는 경우가 드문 반면, 상대적으로 순한 암으로 여겨지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뼈나 간·폐 등 장기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시간이 한참 지난 다음에 재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5년이라는 기간은 절대적이지 않다’라는 말이 환자들에게는 두려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입니다. 현재는 완치가 되었다는 것이죠. 앞날에 발생할 일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재발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에 “5년이라는 시간이 완치를 이야기하기에 절대적이지 않다”라는 말에 지나치게 매달릴 필요는 없어요. 그 말이 주는 두려움에 매달리다가 완치가 된 지금의 시간을 누리지 못한다면 그것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잖아요. 재발 확률이 현저히 낮은 암이 재발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확률을 꾸준히 낮춰가는 것이죠. 암 치료는 끝났지만 혹시 모를 순간에 대비해 계속 검진을 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재발이나 전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술 전후 치료 즉 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적절히 받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거쳐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어요. 몸속에 남아있을 수 있는 암의 씨앗을 모두 제거하는 치료니까요.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이러한 약물치료가 재발률을 현저히 낮춘다는 기존의 데이터가 확실하기에 이런 힘든 치료를 권하는 것입니다. 유방암의 경우 항암이 끝난 후에도 호르몬 약을 5~10년간 먹어야 하는데요. 이 역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재발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현실적으로 재발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접근법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항암치료를 두려워하는 환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유방암을 예로 들어 말씀드릴게요. 유방암은 완치율이 높은 병입니다. 때문에 저는 환자들에게 용기를 갖고 치료를 끝내보자고 말해요. 비교적 짧은 시간이 걸리는 치료이니 짧고 굵게 함께 힘을 내보자고 하죠. 항암기간은 환자에게 분명 두려운 시간이 맞아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 시간을 거쳐야 재발확률을 낮출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 마시고 치료를 받으실 것을 권합니다.

FLOW 새벽형 인간이라 아침 일찍 출근해요. 가장 맑은 정신으로 커피를 마시며 하루에 대해 생각하죠.

LIKE 치료가 끝난 환자가 다시 찾아와 밝은 얼굴로 인사하는 순간. 모든 치료가 성공적일 수는 없지만, 환자의 그 다음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감사합니다.

THINK ‘제한된 시간 내에 환자들께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유한한 삶을 어떻게 채워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