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같이 고민하고 같이 갈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게 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Q. 환자에게 어떤 의사이고 싶은지?
과거에 비해서 지금 생각하는 의사상은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저희 어릴 때나 또 저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의사상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중한 고치고, 그런 것들이 가장 중요한 의사상이었다면 지금이나 또 앞으로 미래는 단순히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 사람들의 생활을 정상화시켜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이라든가 또 문화적인 것까지 같이 고민하고 같이 갈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게 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있으신지?
제가 기억에 남는 이식 환자는 10여년 전에 아들이 아버지에게 간을 줬어요. 간을, 부분 간절제를 해서 간을 줬는데 그 아버님이 10여년 정도 지내면서 다른 질환 때문에 콩팥이 많이 나빠졌거든요. 그래서 신장을 이식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그 아들이 다시 자기의 신장을 공여하겠다. 그래서 굉장히 고민 끝에, 고민 끝에 신장을 공여를 받았고, 아들에게서… 그래서 그 아들은 자기의 신장도 이번에 떼어 줬지만 10년 전에 간을 부분을 절제해서 아버지에게 줬죠. 그 아버지도 지금 굉장히 건강하시고, 아들도 수술에 대한 후유증 별로 없이 자기 생활 잘 하고 있거든요.
그런 환자가 굉장히 기억에 남아서 사실은 우리가 앞으로 가야 될 이식의 끝이 어딜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하지만 이제는 받는 분, 이식을 받는 분의 치료는 어느 정도 셋업(정착)이 돼있고 저희가 그 사이에 사실은 주는 사람, 공여자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관심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저희가 소홀한 점이 없지 않아서 앞으로는 받는 분 말고도 주는 분에 대한 관심, 지속적인 모니터링, 이런 것들을 조금 더 강화해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관심 갖고 계신 연구나 진료분야가 있다면?
이식이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하고 있고 또 사람 사이에 모든 사람이 다 다르게 생겼듯이 면역학적으로 다른 거거든요. 남의 장기가 내 몸에 들어오면 내 몸은 당연히 그거에 대해서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그것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약제를 쓰죠. 그래서 우리가 그런 것들을 면역억제제라고 얘기를 하고 그 면역억제제를 통해서 지금 많은 분들이 공여 받은 장기를 잘 사용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그런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서 면역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는 거니까 그 분들이 이식받은 장기에 대해서는 별 문제 없이 살아가지만 사실은 다른 요소에 대해서 굉장히 취약하기 마련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보통 사람은 감기로 앓고 지나갈 것이 그 면역억제를 하고 있는 분들은 그것이 폐렴으로 진행하고 또 그것 때문에 나빠질 수 있고 또 우리가 면역기능을 억제하다 보니까 다양한 암도 발생하고….
그래서 저희들이 지금 하고 있는 연구나 앞으로의 과제 목표는 우리 몸이 갖고 있는 면역 기능은 그대로 살리면서 공여자에 대해서만 면역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그래서 저희가 공여자 특이 면역관용이라고 얘기하는데, 그런 쪽의 그런 방법을 개발하고 환자한테 적용하고 그런 것들이 저희의 현재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일부 성공하는 것도 있고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한 10여년 정도의 연구와 임상시험을 거치면 아마도, 저희가 원하는 100%는 아니어도 90% 정도까지는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거기에 집중하고 있고 저희도 어떤 면에서는 앞서 가고 있고 해서 서울대학교병원이 그런 면에서 조금 더 국가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Q. 환자(보호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장이 나쁘면 많은 분들이 굉장히 실망하고 또 힘들어 합니다. 저도 그건 인정을 하는데 우리가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그때에 비해서 지금 사실 환자분들이 갖고 계신 삶의 질이나 생존율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이 향상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투석, 이식 이런 것들이 굉장히 큰 장애인 것처럼 생각을 하시지만 사실 일단 시작하고 거기에 잘 적응하면 자기의 삶의 일부가 됩니다. 그러니까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또 다양한 방법들을 우리가 준비하고 있고 그런 것들을 통해서 자기의 삶, 자기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고 여러 조언을 들으시되, 자기의 건강을 중심에 두고 그것이 잘 실현될 수 있는 그런 조언을 주고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그런 의료진과 상담을 하시고요. 앞으로도 좀 더 쉬운, 좀 더 편한 방법들을 저희들이 끊임없이 개발해서 환자분들의 생활이, 삶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격려해 주시고 서로 간에 잘 소통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그러한 팀으로서의 진료를 받고, 진료를 하는 그러한 생활이 되기를 바랍니다.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