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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뉴스

중도에 실명하는 시각 장애인, 우울과 자살위험 높아

조회수 : 7939 등록일 : 2013-04-12

중도에 실명하는 시각 장애인, 우울과 자살위험 높아
- 중도에 실명하는 시각 장애인들의 우울과 자살 위험은 일반인의 2-3배에 달해
- 이들에 대한 정신건강서비스, 사회활동 지원, 편의 증진 지원이 절실해  

왼쪽부터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교수, 신동욱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사라 선생님
  망막색소변성증 (Retinitis Pigmentosa, RP)을 앓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은 심각한 스트레스, 우울 증상을 경험하거나,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망막의 기능이 소실되어 서서히 시력을 잃는 질환으로 노인 층 보다 젊은 층에서 더 잘 발생된다. 최근 종영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극중 인물 오영(송혜교)이 앓은 질환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신동욱 교수 연구팀(제 1저자 분당서울대병원 김사라 전임의)은 2010-2011년도에 실명퇴치운동본부(RP)협회 회원 187명(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뽑은 일반인 대조군 187명과 정신건강을 비교한 결과를 국외학술지인 ‘Optometry and Vision Science 誌'에 발표하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은 중등도이상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가 52%(97명)로 일반인의 29%(55명)에 비해 약 2배 높았으며, 2주 이상 우울증상(depressive mood)을 겪었을 확률은 35%(65명)로 일반인의 17%(32명)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39%(72명)가 그렇다고 응답하여, 13%(24명)에 불과한 일반인에 비하여 3배 정도의 높은 위험을 보였다.

  신동욱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증은 젊은 층에서 야맹증 등을 겪다가 발견 당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점점 진행하는데다가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은 시간이 지나도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더 느끼는 것 같다” 며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적절한 정신건강 서비스가 제공되는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중 흥미로운 사실은, 시력이 상당히 떨어져 높은 장애 등급(1-2등급)을 받은 환자들보다 시력이 어느 정도 유지되어 낮은 장애 등급(3-6)을 받은 환자들이 오히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금은 경하더라도 앞으로 병이 더 진행된다는 상황을 알기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 있으며, 낮은 장애 등급으로 인하여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비교적 적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본인 스스로가 망막색소변성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환자와 장애인의 건강권 증진에 앞장서온 국립암센터의 박종혁 암정책지원과장은 “중도에 실명하는 시각 장애인은 우울과 불안 등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며 “중도 실명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적응해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이동이나 업무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기회를 늘여야 한다” 고 말했다.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소녀시대 수영의 아버지로 더 유명한 최정남 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실명퇴치운동본부(한국 RP 협회; http://www.krps.or.kr)의 조사협조를 받았다.  

(보충설명)
1. 망막색소변성증 이란?
망막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하며 신경을 통해 뇌로 정보가 전달됩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이러한 기능을 하는 망막에 색소가 쌓이면서 망막의 기능이 소실되는 유전성질환입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시각세포가 손상되어 점차적으로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시력을 잃게 됩니다.

2. 망막생소변성증의 유병율은? 망막생소변성증은 세계적으로 대략 4,000명 중 1명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으나 대략 1만 5천여명이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 희귀질환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3. 시각장애등급 판정기준 

장애등급

장 애 정 도

11

 좋은 눈의 시력이 0.02이하인 사람

21

 좋은 눈의 시력이 0.04이하인 사람

31

 좋은 눈의 시력이 0.08이하인 사람

32

 두 눈의 시야가 각각 주시점에서 5도 이하로 남은 사람

41

 좋은 눈의 시력이 0.1이하인 사람

42

 두 눈의 시야가 각각 주시점에서 10도 이하로 남은 사람

51

 좋은 눈의 시력이 0.2이하인 사람

52

 두 눈에 의한 시야의 2분의1 이상을 잃은 사람

6

 나쁜 눈의 시력이 0.02이하인 사람

4. 스트레스 측정: 대상자에게 스트레스 정도를 아래 4단계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함.
①none(없음) ②mild(가벼운 정도) ③moderate(중간 정도) ④severe(심각한 정도)

5. 우울 증상 경험: 대상자에게 지난해에 우울증상(depressive mood)을 2주 이상 연속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는지 문의함(응답: 예, 아니오)

6. 자살 생각 경험: 대상자에게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는지 문의함(응답: 예,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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