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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뉴스

고문과 우울증의 연결고리 찾았다

조회수 : 4319 등록일 : 2009-11-26

고문과 우울증의 연결고리 찾았다    

류인균 교수  전쟁 시의 포로수용소에서 고문, 외상성 뇌손상 등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 사람들에서 우울증이나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류인균 교수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몰리카(Richard F. Mollica)교수 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전에 남베트남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억류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의 뇌에서 피질 두께의 구조적 변화가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머리를 구타 당하는 등의 외상성 뇌손상을 받은 사람들에서 뇌의 변화가 더 컸으며, 이러한 변화는 우울증상의 정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미국 의학협회(JAMA)가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중 하나인 ‘일반정신의학회지(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11월호에 발표되었다.

  류인균 교수 연구 팀이 분석한 남베트남 억류자들의 뇌영상 자료는 미국의 하버드 피난민 프로그램(Harvard Program in Refugee Trauma)을 통해 얻어진 자료들이다. 이 자료들은 뇌자기공명영상(MRI) 기기를 사용하여 직접 뇌의 피질을 관찰할 수 있게 촬영된 자료들이다. 류인균 교수 연구 팀은 이 자료들을 ‘대뇌 피질 두께 분석법(cortical thickness analysis)’과 ‘용적 측정술(volumetric morphometry)’ 등 최신 뇌영상 분석기법을 이용하여 뇌의 구조적인 차이를 밝혀냈다. 외상성 뇌손상은 머리를 때리거나 부딪히게 하는 고문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이러한 뇌손상은 주로 뇌의 바깥쪽에 손상을 많이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대뇌 피질 두께 분석법’은 수많은 고랑과 이랑을 포함하는 대뇌 피질의 표면적인 특성을 정확히 측정하는데 어려움을 있었던 기존의 다른 분석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신 뇌영상 분석 기법으로, 고문 등으로 외상성 뇌손상을 입은 억류자들의 뇌구조의 변화를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상성 뇌손상이 있었던 억류자들은 외상성 뇌손상의 경험이 없었던 억류자들에 비해 전두엽과 측두엽의 피질 두께가 얇았고, 편도체의 용적이 감소되어 있었다. 이전 연구들을 통해 머리에 충격을 가하는 등의 고문을 받은 사람들에서 정신 건강의 악화가 더 많이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 이러한 뇌손상과 뇌의 피질 두께가 얇아지는 뇌의 실제적 변화와의 관련성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상성 뇌손상으로 인한 전전두엽과 측두엽 손상이 감정 조절, 기억, 판단력 등에 영향을 주어 우울증이나 외상후스트레스 장애과 같은 정신과적 질환의 발현을 야기할 수 있다.’는 기존의 가설을 객관적으로 지지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원(NIH)과 교육과학기술부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연구사업단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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